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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23. 16:56 - 까사밀라

#신생아의 속사정

신생아의 속사정


엄마, 난 앞으로 3주, 6주, 3개월, 6개월 때 급성장을 해요. 

전 앞으로 태어날 때보다 백일까지 키가

10~15cm는 커야하고 몸무게는 두배이상 늘어야

살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무지하게 먹고 자고 해요.

온 종일 누워만 있다보니 성장통이 오면

오징어 굽듯이 온 몸을 비틀면 좀 살 것 같아요.


엄마, 저 보고 밤에 왜캐 안 자냐고 하지 말아요.

밤에는 성장 호르몬이 나와서 제 뼈가 늘어나

무지하게 아프고 신경질이 나요.

그래서 힘들다고 투정부리는건데

엄마는 저보고 안 잔다고 자꾸 자라고만 하세요.

절 눕혀놓지만 말고 안아주세요.

한 자세로 누워만 있으니까 힘들어요.

살살 몸을 만져주세요.

그럼 한결 살 것 같아요.


엄마, 저보고 오늘 왜 똥을 안 싸냐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몸에서 필요한 영양분이 많아서 흡수하는게

더 많아서 그래요.

제가 알아서 잘 할테니 제발 성급하게

병원가서 관장하지 마세요.

아프단 말이예요.


엄마, 저보고 품에서 내려놓기만 하면 깨냐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엄마 냄새는 세상에 태어나 가장 익숙한 냄새예요.

엄마 냄새는 잠이 솔솔 와요.

그리고 어떤 잠자리보다 가장 포근해요.

딱딱한 바닥과 침대만 누워있으면 온 몸이 쑤셔요.


엄마, 저는 지금 먹고 또 먹어도 배가 고파요.

배가 불러서 잠 들 수 있게 쭈쭈 좀 자주 많이 주세요.

뒤돌아서면 배가 고파요.

포만감이 느껴지면 전 기분이 좋아지고 잠도 잘 와요.


엄마, 전 엄마만 믿고 세상에 나왔어요.

제가 찡찡거리는 건 이유가 있는 거에요.

절 나무라지 마세요.

엄마 뱃속처럼 편해지고 싶어요.


백일의 기적을 선물할테니 기다려주세요.

아님 백일의 기절을 드리겠어요.